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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전기산업 결산
회원지원팀 2012-01-03 10:16:50 4,264회
절망과 좌절속에서 '해법찾기' 바빴던 '신묘년'

전선
만일 시간을 지울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전선업계에게 2011년은 깨끗이 지워버리고 싶은 해 일 것이다.
그만큼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하고 참담했다.
‘과징금으로 시작해서 과징금으로 끝났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과거 행해진 ‘생계형 담합’으로 인해 전선업계는 너무도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올해 출발은 괜찮았다. 제 22대 전선조합 이사장으로 박석모 한국전선 회장을 추대하며 전선업계는 분위기를 일신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2월에 KT 광케이블 입찰 등에서 담합한 혐의로 13개 업체에 총 5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공정위발 과징금 폭탄의 시작을 알렸다.
전선업계는 경영난을 타개하고 전선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불량 전선’과의 전면전을 시작했다.
전선조합 ‘미래성장위원회’가 새로 출범하면서 공정경쟁분과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두고 현안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성과도 제법 좋았다. 수시로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불법·불량 전선업체들을 압박해가면서 시장을 정화시켰다.
그러나 연말에 접어들어 다시 공정위의 과징금 폭탄을 맞아야 했다.
공정위는 수 년 동안 한전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무려 32개 업체에 38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폭리를 얻기 위한 담합이 아니라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과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행위라는 전선업계의 하소연은 부각되지 못했다. 전선업체 중 올해 적자 비율은 90%를 넘길 정도로 경기침체의 직격탄도 피하기 어려웠다.
“올해는 한마디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다”는 한 전선업체 임원의 탄식처럼 큰 희망을 안고 출발한 2011년은 전선업계에 큰 상처를 남긴 채 막을 내리고 있다.


배전반
수배전반 업계는 올해도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일년 내내 수요 위축에 시달려야 했다.
과당경쟁에 따른 출혈수주의 악순환 고리 속에서 건축경기 침체로 일감자체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배전반發’ 줄도산설이 끊이지 않았다.
민수뿐만 아니라 관급 시장마저 레드오션 양상을 띠며 채산성 확보는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수출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배전반 업계의 버팀목으로 여겨지던 관수시장도 20~30% 가량 물량이 줄어든 반면 시장 참여 업체는 늘어나며 극심한 경쟁 양상을 띠었다.
시장 구도면에선 케이디파워와 베스텍의 ‘양대 산맥’ 체제에서 서전기전이 합류한 3강 체제로 재편된 모습이다.
서전기전은 2006년 공공시장 진입 이후, 영업력을 꾸준히 강화하며 관수시장에서 돌풍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민수시장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여기에 원자재 값 상승 여파로 차단기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며 배전반 업계를 압박했다.
대물변제 등 관행 때문에 민수 업체들의 자금 사정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에도 건축시장의 회복은 불투명하지만 희망적인 부분이 없지는 않다.
전기조합의 노력으로 내년부터 기존 국가계약법에 국한됐던 우수조달 공동상표 물품의 납품 범위가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배전반 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변압기
변압기 시장은 내수만 놓고 볼 때 올해를 ‘최악의 해’로 기록해도 좋을 만큼 발주물량이 줄었다.
관수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전의 경우에도 지난해보다 발주물량이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단가계
약으로 진행된 배전용변압기의 경우, 총 계약 추정금액이 551억원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는 전년도 추정금액이었던 750억원에 비해 무려 30%나 줄어든 수치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운용방식을 놓고 논란이 지속됐던 콤팩트형 주상변압기를 한전이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내년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내년부터 콤팩트형주상변압기에 대해서도 단가계약을 실시키로 했으며, 물량도 전체 주상변압기의 20% 수준으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수시장도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 건설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변압기 시장이 확대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세종시, 신도시, 혁신도시 등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 있어 그나마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려왔던 몇몇 기업들은 미미하긴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오일달러가 넘치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건설 붐이 국내 업계에는 큰 버팀목이 됐다는 평가다.


개폐기
한전의 발주 물량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개폐기업계는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2011년의 막을 내려야만 했다.
민간부문과 철도사업에서 소요되는 물량이 일부 있지만 여전히 개폐기의 최대 수요처는 한전이다. 알려진 대로 한전이 적자행진을 거듭하면서 발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자 개폐기업계의 경영난은 크게 가중됐다. 특히 사업구조가 개폐기에 치중돼 있는 전문제조업체의 경우 채산성이 매우 악화됐고 이로 인해 전문기업으로 맹위를 떨치던 몇몇 기업들은 도산의 위협까지 느껴야만 했다. 실제 개폐기전문제조업체 2곳은 화의를 신청하기도 했다.
한전이 친환경 전력기자재 도입을 위해 TDR과제로 개발한 에코개폐기와 지중용 에폭시 개폐기의 잦은 규격 변경도 올해 업계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였다.
한전은 SF6가스를 사용하지 않은 에코개폐기를 개발해 지난 8월 첫 입찰을 실시했다. 이번 입찰은 한전의 에코개폐기 구매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는데다 상승된 원자재가격이 반영되지 못한 낮은 가격으로 단가가 책정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TDR과제를 수행한 기업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그러나 한전이 에코개폐기 구매를 늘려나가겠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급유자격자로 등록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장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지중용 에폭시몰드개폐기에 대한 잦은 규격 변경도 업계의 속앓이를 부추겼다. 한전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9월에도 이 제품에 대한 규격을 변경했다. 이유는 진공 인터럽터 부분에서 고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 7월 체결된 연간단가계약도 추진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발전기
올해 발전기 업계의 최대 화두는 ‘일본 수출’과 ‘비상발전기를 활용한 수요 관리’였다.
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일본은 원전 가동 중지로 인해 전력난을 겪었다. 이 같은 일본의 상황은 국내 일부 업종에는 수출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발전기 제조업계는 피해 복구 지역과 공장 등에 설치하기 위한 발전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에 사상 유래없는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내수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발전기 업체들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발전기 업계는 일본에 대한 수출 호재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비상발전기를 활용해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지경부와 한전은 동·하절기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예비율 하락으로 전력수급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자가발전기를 수요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자가발전기 수요관리자원 활용 확대방안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비상용 발전기 설비용량은 1354만6000kW(2만6594대)로, 이를 비상시 수요자원으로 활용할 경우 발전소 건설 비용을 절감하는 등 막대한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동절기 전력수요 증가 추세에 내년 12월 대선이 겹쳐 전력당국은 전력예비율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대선까지 추가 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상황도 비상발전기를 활용한 수요관리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산업경제팀 공동취재

** 자료원 : 진시현 기자 (jinsh@electimes.com)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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