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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바란다) 중전 대기업 3人의 바람
회원지원팀 2013-04-01 14:22:03 3,250회
"7년만에 '전기' 명칭 부활…업계 현실 반영된 지원책 기대"
산업·통상 동시 관장…기업 목소리 반영된 협상 가능 전망
전기 국가 경제 중추役 불구 우수인재 수급 어려운 상황
국가 경쟁력 높일 수 있는 진정한 동반성장 추진이 '관건'


◆참가자 (가나다 순)
·김혜현 효성 중공업 퍼포먼스그룹 업무지원팀 부장(이하 효성)
·오세헌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영업기획부 부장(이하 현대)
·오영달 LS산전 홍보팀 부장(이하 LS)
·진시현 전기신문 산업경제팀장(이하 사회)


50일 가까이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17일 여야 합의 끝에 타결됐다.
전기계의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통상 업무를 더해 산업통상자원부로 확대 개편됐다. 이 같은 정부 조직 개편으로 국내 중전기기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전망이다. 전기신문은 지난 20일 우리나라 중전기기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빅3’인 현대중공업, 효성, LS산전의 대외 업무 담당 부장들을 서울 등촌동으로 초대했다. 이들과 가벼운 맥주 한잔을 나누며 새 정부에 바라는 점과 업계의 애로, 현안사항 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사회= 정부조직에 ‘전기’라는 명칭이 부활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LS=우선 정부 조직에 ‘전기’라는 명칭이 사라진 지 7년 만에 부활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어찌 보면 전자는 전기라는 근원적인 학문에서 파생된 산업인데 조직명이 전자전기과라는 데 서운한 마음도 든다. 전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도 상대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쉽다.

효성=전자가 수출산업으로 부각되고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전기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이미 보편화돼 있는 인식이다. 대학에서도 전기전공자를 찾기 힘들고 대부분 전자산업쪽으로 취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쉽지만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현대=드디어 잃어버린 이름을 찾게 됐다. 그동안 전기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보니 기간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걸맞은 대우를 못 받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그동안 정부정책에서 소외된 듯 한 느낌을 받은 적 있나.

현대=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동안은 주무과인 반도체디스플레이과 직원 8~9명 중에서도 단 한명의 사무관이 전기산업분야를 담당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은 게 사실이다.

효성=그런 의미에서 대규모 정전이나 원전사고 등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전기 관련 이슈들이 발생한 게 전기업계에는 오히려 득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정부의 관심과 함께 전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실제 전기사고가 발생하면 그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회=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면서 통상 업무까지 통합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대=기업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산업을 관장하는 부처가 통상 부분까지 조율한다면 기업의 해외활동에 힘을 얻을 수 있다. 외교부는 좀 더 큰 틀에서 대외적인 협상을 담당하고 산업부는 통상으로 인한 산업적 효과를 고려한 업무를 추진한다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LS=외교는 하나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하나를 내놔야 하는 관행이 있다. 기존에는 산업계의 의견이 끝까지 관철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산업부에 통상업무가 합해지면서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최근 발생한 한국산 변압기 덤핑제소 문제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시장개방 등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현대=이미 판정이 난 미국과 캐나다의 변압기 덤핑 사례 뿐만 아니라 덤핑 제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EU, 인도, 호주 등의 경우만 봐도 최근 국가별로 자국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추세인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좀 반대로 흐르는 느낌이다. 예를들어 중국과 현재 정부 간 협상 중인 FTA나 정부조달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해도 우리 시장이 열리는 것만큼 중국 시장이 개방될 지 솔직히 의문이 들고 그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한전이 국제입찰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인데 이는 최근 세계적인 움직임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인 것 같다.

효성=산업과 통상업무를 한 부처에서 진행하면 정부 지원이 좀 더 활발해 지지 않을까.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모잠비크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원하는 9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걸 성공시키기 위해 담당자들이 3년 넘게 고생했다. 타국의 경쟁기업은 정부 기금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정부가 관심을 가져준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다.

▶사회=정책적인 부문을 제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효성=좋은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 중전기기 분야에서 선호하는 건 전기 전공자인데, 대부분이 전자전공인데다 우수한 학생들을 섭외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막상 합격을 한 뒤에도 전자 기업에 추가 합격하면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현대=우리도 마찬가지다. 많은 우수 인력들이 학부생 때부터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강력한 인재 확보 정책에 따라 입도선매식으로, S사 등 전자분야 대기업으로 흡수되고 있고 우리회사의 경우도 합격해도 빠져나가는 사례가 상당하다. 대학교에 가봐도 강전 쪽 전공자들을 찾기가 어렵다. 과 자체가 없어진 곳도 있고, 관련 교과도 축소된 것 같다.

효성=우수한 인재를 찾기 위해서 직접 대학을 돌면서 회사설명회를 하기도 하고, 3년 전부터는 수도공고 등 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사회=이번 정부 역시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대기업의 체감 정도는.
효성=아직까지도 대금 결제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 실제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해 단 시일 내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다. 대기업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겠지만 정부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기술개발에 힘을 실어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LS=동반성장이 이슈가 되면서 대기업의 제약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특히 중기적합품목에 대해 대기업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국가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철저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전기업계는 골목상권 등을 놓고 치열하게 대치하는 다른 산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큰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전력기자재 일부 품목을 중기적합품목으로 지정했을 때도 일부 대기업이 낙찰 받은 물량을 다시 반납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실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영역이 타 산업 분야에 비해 크게 겹치지 않기 때문에 중기적합품목을 선정함에 있어 조합이나 중앙회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충분한 사전 조정 작업을 거친다면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새로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대=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드라이브를 더욱 강력하게 펼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정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중소기업지원정책이 다양한 부처에서 추진되고 있다. 무늬만 지원정책이 아니라 효과가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실현되면서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될 수 있도록 밀어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도 마음 놓고 사업을 펼칠 수 있다.

LS=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말하고 싶다. 이와 관련해서는 스마트그리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현재 지능형전력망협회 가입 업체가 140개가 넘을 정도로 정부 정책에 힘입어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업체들의 기대수준이 꽤 높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과는 별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한 개 회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 업체들이 융합해서 이뤄내는 성과물이다. 정부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구체적으로 중전기기 업계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현대=전기계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적자행진을 거듭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력기자재 구매비용을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전력기자재업체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다. 공기업인 한전이 공익적인 책무보다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다가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한전이 세계 최고의 전력품질을 자랑하는 전력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전력기자재 제조업체들의 노력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효성=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현재 최대 걱정은 인재를 채용하는 일이다. 저변이 풍부해야 산업이 발전하는데, 인재부족 현상은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업계 성장에도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다.

LS=일반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평창동계올림픽 때 사용할 선수숙소에 에너지관리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전기기술을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동계올림픽 참여국 대부분은 전기분야 선진기업들이 본사를 두고 있는 유럽국가가 많고,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절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본다.


**자료원 : 전기신문 정리=김병일 기자,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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